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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생활정보

과메기 철 언제?

by 서무오장 2025.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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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철 언제?

겨울철 입맛을 깨우는 별미로 손꼽히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과메기입니다. 과메기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건어물로,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진한 감칠맛 덕분에 한 번 맛보면 그 계절을 기다리게 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과메기는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닙니다.

온도, 바람, 습도 등 자연 조건이 맞아야만 제대로 숙성된 과메기가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과메기의 제철은 언제인지, 그리고 청어 과메기와 꽁치 과메기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 특성과 먹는 팁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과메기 철 언제 시작될까

과메기의 철은 일반적으로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 즉 11월 중순에서 다음 해 2월 말까지입니다. 본격적인 과메기 시즌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 말에서 1월 중순까지로, 기온이 낮고 건조한 환경이 유지되어야 과메기가 잘 마르고 비린내 없이 숙성됩니다.
과메기 제작의 핵심은 ‘자연건조’입니다.

과메기 철

낮에는 햇볕을 받으며 수분이 서서히 증발하고, 밤에는 영하의 찬 공기로 수분이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과메기의 독특한 향과 식감이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기후 조건은 주로 동해안, 특히 경북 포항과 구룡포 일대에서 가장 이상적이라 하여 이 지역이 과메기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항의 겨울은 평균기온이 0~5도, 습도는 40~60% 수준으로 과메기 건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과메기의 철을 정확히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 초기철(11월 중순~12월 초): 첫 찬바람이 불며 과메기 생산이 시작됩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수분이 급속히 빠져나가 식감이 약간 질길 수 있습니다.
  • 전성기(12월 중순~1월 중순): 낮에는 건조하고 밤에는 서리가 내리며, 풍미가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이때의 과메기는 지방이 농후하고 윤기가 흐릅니다.
  • 늦철(2월 이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과메기 건조가 어려워지고 품질이 떨어지므로 대부분의 생산이 중단됩니다.

즉, 진짜 맛있는 과메기를 먹고 싶다면 12월 중순에서 1월 초가 가장 알맞은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어 과메기와 꽁치 과메기의 차이

과메기는 본래 청어로 만들었습니다. 과거에는 겨울마다 동해로 몰려드는 청어를 잡아 바람에 말려 먹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남획과 수온 변화로 청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꽁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흔히 먹는 과메기는 대부분 꽁치 과메기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청어 자원이 늘어나며, 전통 방식의 청어 과메기가 부활해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두 종류의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청어 과메기

  • 원조 과메기
  • 지방 함량이 높고 윤기가 흐르며, 맛이 진하고 고소함이 강함
  • 비린내가 적고 식감이 부드러움
  • 가격이 꽁치보다 다소 비쌈 (100g당 약 5,000원 내외)
  • 생산량이 적고 주로 포항, 구룡포 일부에서만 제조

꽁치 과메기

  • 현재 가장 대중적인 형태
  • 지방 함량이 낮고 담백함이 특징
  • 비린 향이 약간 더 강하지만 마늘, 쌈장, 미역, 다시마 등과 궁합이 좋아 식당용으로 많이 사용
  • 가격이 저렴 (100g당 3,000원 내외)
  • 생산량이 많아 전국 유통 가능

결국 청어 과메기는 ‘부드럽고 진한 고급형’, 꽁치 과메기는 ‘가볍고 대중적인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과메기 제조 과정

과메기의 진미는 ‘얼고 녹는 반복 건조’에 있습니다. 생선의 수분이 완전히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방과 단백질이 응축되며 반건조 상태가 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조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꽁치 과메기 덕장/ 청어 과메기 덕장

  1. 손질 - 청어나 꽁치를 잡은 뒤 머리와 내장을 제거합니다. 피와 내장을 깨끗이 씻어내야 비린내가 나지 않습니다.
  2. 염지 - 소금물에 가볍게 담가 살짝 간을 합니다. 최근에는 천일염 대신 해수 농축수를 쓰기도 합니다.
  3. 건조 - 대나무살에 꿰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밤낮으로 건조시킵니다. 낮에는 햇빛, 밤에는 한기로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육질이 응축됩니다.
  4. 숙성 - 5~7일 정도 자연 상태에서 숙성시키며, 기온과 습도를 조절해 과메기 특유의 감칠맛을 완성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완성된 과메기는 표면이 살짝 마르면서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유지됩니다. 인공건조기로 만들면 비슷한 형태를 낼 수는 있지만, 풍미와 향은 자연건조 과메기에 미치지 못합니다.

과메기 먹는 법

과메기는 그냥 먹어도 좋지만, 함께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풍미가 달라집니다. 전통적으로는 미역, 다시마, 김, 마늘, 쪽파, 배추, 초고추장과 함께 쌈으로 먹습니다. 쫄깃한 과메기 한 점에 향긋한 미역을 감싸 초고추장에 찍으면 감칠맛이 폭발합니다.
또한 지역마다 먹는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 포항식: 미역이나 다시마 쌈 위에 마늘, 쪽파, 고추, 초고추장 소스를 올려 먹는 방식.
  • 영덕식: 배추 속잎이나 상추에 과메기를 올리고 김치와 함께 싸 먹는 방식.
  • 서울 및 수도권식: 냉동과메기를 해동한 뒤 기름장과 마늘, 파채를 곁들여 한식 안주로 활용.

보관 시에는 냉장보다는 냉동 보관이 좋습니다. 1회 분량씩 포장해 냉동하면 3개월 정도 품질이 유지됩니다. 먹기 전에는 냉장실에서 2시간 정도 자연해동하면 식감이 가장 좋습니다.

과메기와 건강 효능

과메기는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지방의 대부분이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 A, D, E가 풍부하여 면역력 강화와 피부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100g당 영양 성분을 보면 단백질 약 22g, 지방 9g, 칼로리는 약 190kcal 정도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입니다. 겨울철 영양 보충이나 다이어트 식단에도 적합합니다.

과메기의 지역 브랜드와 시장

과메기 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이 포항 구룡포 과메기입니다. 이 지역은 청정한 바닷바람과 낮은 습도, 일정한 한기가 유지되어 과메기 건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는 2012년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통해 공식 브랜드화되었으며, 전국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습니다.
그 외 주요 생산 지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경북 포항 구룡포: 대표 브랜드, 전통 청어 과메기 복원
  • 영덕: 꽁치 과메기 중심, 대량생산
  • 울진: 청정 해풍 이용, 숙성기간이 길어 맛이 진함
  • 속초, 강릉: 최근 소규모 생산 확대, 숙성 과메기로 차별화

이 외에도 온라인 마켓에서는 진공 포장된 과메기를 전국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현지에서 바로 맛보는 생과메기의 신선함은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청어과메기의 부활

최근 몇 년간 수온이 안정되고 청어 자원이 회복되면서, 포항 구룡포에서는 다시 청어 과메기 생산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방 함량이 높고 고소한 맛 덕분에 프리미엄 상품으로 인기가 높으며,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청어 과메기가 진짜 과메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청어 과메기의 향은 꽁치보다 은은하고, 입안에서 녹는 듯한 질감이 특징입니다. 기름기가 풍부해 초고추장보다는 간장 양념장, 혹은 마늘기름장과 잘 어울립니다. 청어 과메기 한 점에 청주 한 잔을 곁들이면 겨울 제철 미식의 정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론

과메기의 철은 단순히 달력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찬바람이 불고 해풍이 건조해지는 겨울철의 자연조건이 맞아야만 진정한 맛을 냅니다. 11월 중순에서 2월 말 사이, 특히 12월 중순에서 1월 초는 가장 풍미가 좋은 전성기라 할 수 있습니다. 청어 과메기는 원조의 깊은 맛과 부드러움이, 꽁치 과메기는 담백함과 대중성이 장점입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두 과메기는 겨울철 우리 식탁을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 계절의 향을 머금은 한 점의 과메기와 함께 겨울의 깊이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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